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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경제방송이나 기사에서 종목을 소개하면 그게 곧 전문가의 검증된 의견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매일경제TV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연루된 선행매매 사건을 보면서 그 믿음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깨달았습니다. 방송과 기사가 누군가의 차익 실현 수단으로 이용됐다면, 그 피해는 정보를 믿고 매수 버튼을 누른 일반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사건 배경 — 경제 언론이 어떻게 이용됐나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이른바 특사경의 압수수색입니다. 매일경제TV 본사와 한국경제신문 본사가 잇따라 수색을 받았고, 기자와 직원 등이 보도 전에 특정 주식을 미리 사뒀다가 방송·기사 이후 주가가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가 포착됐습니다.
여기서 선행매매란, 미공개 정보나 보도 예정 내용을 이용해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주식을 사거나 파는 행위를 말합니다.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며, 정보 비대칭을 악용한다는 점에서 내부자거래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쉽게 말해 기사를 내기 전에 먼저 주식을 쓸어 담고, 기사가 나간 뒤 주가가 오르면 팔아 차익을 챙기는 구조입니다.
매일경제TV의 경우 연루된 직원들이 방송 종목을 300여 개 넘게 반복 매매했고, 넉 달치 거래만 확인했는데도 부당 이득이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기자 다섯 명이 연루됐고 부당 이득 규모는 수십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팀장, 부장 등 간부급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개인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구속된 브로커 한 명은 기자 대여섯 명과 사실상 한 팀으로 움직이며 호재성 기사를 직접 작성해 건넸고, 4년 동안 이 방식으로만 9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금감원 특사경이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인지수사 1호 사건이기도 합니다. 인지수사란 수사기관이 외부 고발 없이 스스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올해 4월 규정 개정 이후 금감원이 처음 적용한 사례입니다.
- 매일경제TV: 직원 다수 연루, 300여 개 종목 반복 매매, 부당 이득 약 10억 원(4개월치)
- 한국경제신문: 기자 5명 연루(간부급 포함), 부당 이득 수십억 원
- 브로커 A씨: 기자 6명과 공모, 호재성 기사 2,000건, 4년간 90억 원
- 경제 매체 전직 기자: 기사 송출 2초 전까지 매수, 8초 후 매도 — 초 단위 선행매매로 구속
- 서울경제신문 전직 기자: 선행매매로 부당 이득 120억 원
피해 구조 — 왜 소형주 투자자가 가장 위험한가
제가 실제로 경험한 장면 중 지금도 선명한 게 있습니다. 관심 종목으로 등록해 두었던 코스닥 소형주가 경제방송에 소개된 직후 갑자기 10% 가까이 올랐고, 저는 그 시점에 매수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매수는 하지 않았지만, 그 주가는 며칠 뒤 급등 이전 수준으로 다시 내려갔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운 좋게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을 보면서 그게 단순한 등락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해상충이라는 개념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이해상충이란 정보를 전달해야 할 주체가 그 정보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기자나 방송 관계자는 종목을 소개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그 종목의 주주라면 공정한 정보 전달 의무와 개인 이익 사이에서 심각한 충돌이 생깁니다. 시청자와 독자는 이런 이해관계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방송과 기사를 소비합니다.
특히 유동성이 낮은 코스닥 소형주는 단 한 건의 기사나 방송만으로도 주가가 15%에서 20% 이상 급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속된 기자가 활용한 종목은 기사 직후 15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올랐고, 그 짧은 시간에 3,900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 구조에서 뒤늦게 매수한 일반 투자자는 이미 고점 근처에서 주식을 사는 셈이 됩니다. 가격을 올려준 매수 세력 역할을 한 것이고, 그 결과는 손실입니다.
방송이나 기사가 나온 직후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 오를수록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깁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그 감각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심리가 누군가에게는 활용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보를 먼저 가진 사람이 뒤따라 오는 매수세를 이용해 보유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는 구조, 이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피해 메커니즘입니다. 이 메커니즘은 출처: 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로 규정하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투자 대응 — 방송과 기사를 다시 보는 방법
이번 사건 이후 저는 경제방송이나 기사를 볼 때 이전과 다른 시각이 생겼습니다. 방송에서 기업의 실적, 신규 계약, 정책 수혜 가능성 등을 설명하면 마치 내가 모르는 중요한 정보를 얻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 전에 먼저 묻게 됩니다. 이 정보가 나오기 전에 이미 주가가 움직였는가? 거래량이 평소와 다르게 터졌는가?
기업 공시 확인이 가장 기본입니다. 공시란 기업이 주주와 시장에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중요 사항을 공개하는 제도로, 방송이나 기사보다 원천 자료에 해당합니다. 방송에서 소개한 내용이 이미 공시된 내용인지, 아니면 새로운 정보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종목명을 검색하면 최근 공시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방송이나 기사가 나온 시점과 주가·거래량 변화 시점을 비교하면 흐름이 보입니다. 방송 전에 이미 거래량이 급증했다면, 누군가 사전에 주식을 대거 매수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증권사 앱이나 차트에서 거래량 봉과 주가 흐름을 함께 보면 어느 정도 확인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번 사건 이후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기자의 주식 단기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윤리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6개월 이상 장기 보유 시에도 연 2회 거래 내역을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필요한 출발점이지만, 저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보도 관련 종목의 사전 매매 금지, 일정 기간 의무 보유, 거래 내역 외부 점검, 위반 시 부당이득 환수까지 법적 구속력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경제신문은 전 소속 기자의 120억 원 부당이득 사건이 드러났음에도 아직 공식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고, 한국기자협회 차원의 재발 방지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방송·기사 소개 전 거래량과 주가 흐름 선행 여부 확인
- DART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원천 공시 직접 조회
- 기사가 처음 나온 시점과 주가 급등 시점 비교
- 소형주일수록 정보 비대칭 위험이 크다는 점 인식
- 최종 매수 판단은 공시·실적·거래량을 스스로 확인한 뒤에 내리기
자주 묻는 질문
Q. 선행매매가 불법인 이유가 뭔가요?
A. 선행매매는 미공개 정보나 사전에 알고 있는 보도 예정 내용을 이용해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거래하는 행위입니다.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며, 정보 접근에서 불평등한 조건을 만들어 시장 신뢰를 훼손합니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사실상 정보를 모른 채 거래한 다른 투자자로부터 가져온 것과 같습니다.
Q. 경제방송이나 기사에 소개된 종목을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소개 직후 바로 매수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방송이나 기사가 나오기 전에 이미 거래량이 급증했는지, 주가가 먼저 움직였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공시와 실적을 직접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이 더 안전한 접근입니다.
Q.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A. 네, 이번 매일경제TV 사건이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 1호 사건입니다. 2025년 4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금감원이 조사 중인 사건도 심각성이 인정되면 검찰 고발 없이 직접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 첫 번째 적용 사례입니다.
Q.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한 윤리 지침 내용이 뭔가요?
A. 기자의 국내 주식 단기 거래를 원칙 금지하고, 6개월 이상 장기 보유 시 연 2회 거래 내역을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가상자산 담당 기자에 한해서는 코인 투자도 금지했습니다. 다만 현재 보유 주식의 처리 기한 등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국내 언론사 중 공식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한국경제가 처음입니다.
결론
이번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불법이 저질러졌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저 역시 신뢰했던 경제방송과 신문이 구조적으로 이해상충에 노출돼 있었고, 그것이 일반 투자자의 매수 심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방송을 믿고 매수한 시청자가 사실은 누군가의 차익 실현을 위한 수단이었을 가능성, 이건 투자자로서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앞으로 경제 언론에 대한 감시와 내부 규정 강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도가 따라오기 전까지 투자자 스스로 방어선을 쳐야 합니다. 방송과 기사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공시 확인과 거래량 분석을 습관처럼 병행하는 것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