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트에서 계란 한 판을 집어 들었다가 가격표를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5,200원이 넘는 숫자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는 게 오히려 더 낯설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평균 1,521원을 넘어서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마트 영수증도 같이 두꺼워지는 느낌, 요즘 장을 볼 때마다 실감하고 있습니다. 환율 1,521원, 26년 만의 최고치가 장바구니에 미치는 영향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21.4원입니다(출처: 한국은행).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높았던 2009년 3월 수치보다도 약 70원이나 높은 수준입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이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반도체·조선·방산이 잘 나간다는 뉴스를 보면서 "한국 경제 꽤 괜찮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주변을 보면 자영업자들은 폐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지인들은 여전히 막막하다고 합니다. 수출 대기업의 실적과 내 일상 사이의 간극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체감하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간극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지금 잘나간다는 산업들이 정말 우리 실력 덕분인지 짚어봅니다. 지정학적 반사이익: 운이 좋은 건지, 실력인지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꽤 불편한 사실 하나를 맞닥뜨렸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핵심 산업들, 즉 조선·방산·원전·반도체가 잘되는 이유가 순수한 기술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겁니다.조선 분야를 예로 들면, 미국이 중국 선박에..
솔직히 저도 2023년 금양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찍을 때 한 번쯤 올라타야 하나 망설였습니다. 전기차가 미래라는 건 누가 봐도 맞는 말이었고, 배터리 소재 회사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결과를 보면, 그 매력적인 서사 뒤에 숫자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000원이던 주가가 19만 원을 찍고, 다시 1만 원 아래로 무너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2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테마주가 만들어낸 3,000% 상승의 구조일반적으로 주가가 3,000% 오르면 그 기업이 실제로 그만큼의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금양 사례를 되짚어보니 그 상승의 본질은 기업 실적이 아니라 테마였습니다.금양은 원래 발포제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발..
한국의 AI 인재 중 20~30대 IT 기술자의 약 70%가 미국행을 원한다는 설문 결과가 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뻔한 이야기겠거니 싶었는데, 맥락을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한 인재 유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도체, 방산, 원전, 조선이 동시에 주목받는 지금 이 순간이 기회인지 착시인지, 여러 시각을 놓고 정리해봤습니다. 지정학이 만든 기회,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지금 한국 산업이 뜨는 핵심 이유를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으로 설명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디커플링이란 미국이 중국 공급망을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전략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미국이 중국을 잘라내면서 그 빈자리에 한국이 들어온 것입니다. 조선, 방산, 변압기, 원전 모두 이 구조에서 수혜를 받고 ..
솔직히 저는 국민연금이 오래 가입한 사람이 매달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 구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단 1개월 가입 후 과거 공백 기간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매달 연금을 받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제가 이 제도를 너무 단순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외국인도 동일 조건에서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있고, 이후 해외에 거주하면서 계속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추납 제도, 원래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걸까추후납부(추납)란 실직이나 사업 중단, 결혼·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등의 이유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예외 기간에 대해 나중에 소급해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납부예..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2%를 돌파했습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19년 만에 처음 보는 수준입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미국 정부 이자 문제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뉴스를 따라가다 보니, 이건 코스피와 대출금리, 반도체주까지 연결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글로벌 재정위기 — 미국 빚이 왜 지금 문제가 됐나미국 정부의 국가 부채가 지난주 처음으로 40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경 6천조 원 수준입니다. 제가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는 그냥 "큰 숫자"로만 느껴졌는데, 미국의 1년치 GDP를 이미 초과한 규모라는 걸 알고 나서 감이 달라졌습니다.더 결정적인 건 속도입니다. 올 한 해에만 2조 달러 이상의 재정적..
월급이 통장을 스쳐가고, 카드값은 어느 순간 리볼빙으로 돌아가고 있다면 — 저도 한때 그 상황이 남 얘기 같지 않았습니다. 빚은 사치 때문이 아니라 월세, 식비, 통신비 같은 기본 생활비만으로도 충분히 불어날 수 있다는 걸, 직접 숫자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개인회생이나 채무조정을 마지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알아본 내용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채무조정, 회생 전에 먼저 해볼 것들빚 문제가 생기면 반사적으로 변호사 광고부터 찾게 되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전에 시도해볼 수 있는 단계가 두 개 더 있었습니다.첫 번째는 자체 채무조정입니다. 여기서 자체 채무조정이란 은행 창구에 직접 찾아가 "저 자체 채무조정 신청합니다"라고 말하면, 은행이 자..
저도 한때 SNS에서 "한 달 만에 세 배 수익"이라는 영상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단순한 호기심이었는지 아니면 빠져나가지 못할 문의 입구였는지, 이 이야기들을 보고 나서야 조금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 9시간 교육을 마치고 저녁마다 배달을 뛰는 31세 취업준비생, 새벽 4시에 출근해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달리는 화물차 기사, 아들 태어날 때부터 5만 원씩 모아온 돈을 통째로 잃은 어머니.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손실을 메우려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는 겁니다. 손실 복구 심리가 더 큰 위험을 부른다제가 처음 투자에 관심을 가졌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손해를 보면 멈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과감해지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그때는 그냥 제 심리가 ..
솔직히 말하면,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디지털 자산 뉴스가 나오면 비트코인 가격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한화자산운용이 리플, 카나리 캐피탈과 3자 연합을 구성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코인 가격 얘기가 아니라, 기존 금융 시스템이 블록체인 인프라와 합쳐지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이었습니다. 한화·리플 연합, 단순 투자가 아닌 이유처음 이 뉴스를 봤을 때 제가 든 생각은 "또 MOU 아냐?"였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기업과 업무협약 맺는 건 워낙 흔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구조는 조금 달랐습니다.한화자산운용, 리플(Ripple), 카나리 캐피탈(Canary Capital)이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지고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설계였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은 금융상품 운..
솔직히 저는 반도체 수출이 잘된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 경제가 살아나고 있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천조 원을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이 7%대를 찍었다는 소식을 함께 보고 나니 뭔가 제가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출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의 간극,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경제 착시 — 성장률 3%인데 왜 삶은 더 팍팍할까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외국 기관들도 전망치를 줄줄이 올려 잡고 있으니 숫자만 보면 꽤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나 소비 분위기는 그 숫자와 전혀 딴판이라는 걸 느꼈습니다.이 성장률의 대부분이 반도체 중심의 수출 기업 실적에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