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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가 48만 1천 명을 기록했습니다.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취업 공고를 직접 살펴보다 신입이라고 적힌 공고에서 인턴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것을 보고 뭔가 구조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력 장벽, 처음부터 막히는 구조
국가통계포털(KOSIS) 고용동향에 따르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 48만 1천 명 중 20·30세대가 64.2%인 30만 9천 명을 차지했습니다. 20대가 17만 9천 명, 30대가 13만 명으로, 고용 위축이 유독 젊은 층에 집중된 구조입니다(출처: 국가통계포털 KOSIS).
제가 직접 취업 공고를 살펴봤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신입 채용"이라고 명시된 공고에서 관련 인턴 경력, 자격증,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였습니다. 경력직 선호란 기업이 즉시 업무 투입이 가능한 경험자를 우선시하는 채용 방식을 말하는데, 여기서 문제는 사회초년생이 경력을 쌓으려면 먼저 취업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작부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모순이 생깁니다.
수시채용이라는 방식도 이 구조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수시채용이란 공개 채용처럼 일정 시즌에 대규모로 뽑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소수 인원을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자 위주로 채우는 방식입니다. 채용 규모 자체가 줄고 진입 기회도 줄어드니, 신입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20대 대졸 실업률 8.3%로 2021년 이후 같은 분기 기준 최고치
- 30대 대졸 실업률도 2.9%로 전년 대비 0.6%p 상승
- 경력직 선호·수시채용 확대로 신입 채용 진입 기회 축소
첫 일자리,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이번 통계에서 특히 눈에 띈 수치는 취업 무경험 실업자였습니다. 취업 무경험 실업자란 살면서 단 한 번도 취업한 적 없이 현재 구직 중인 사람을 뜻합니다. 2분기 기준으로 이 수치가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건 2019년 이후 7년 만의 일입니다.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4만 8천 명으로 1만 1천 명이나 늘었습니다. 사회에 처음 나서는 청년들이 아무 이력도 쌓지 못한 채 구직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 주변에도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못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거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걸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학력만 갖추면 어느 정도 기회가 열릴 거라고 막연히 믿었는데, 실제 고용시장에서 학력보다 실무 경험과 즉시 투입 가능한 역량을 훨씬 더 중요하게 본다는 걸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체감했습니다. AI 확산이 회계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 신입 채용을 줄였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AI를 원인으로만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업의 인력 운영 방식 변화가 더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고용, 지금 필요한 방향은
대졸 이상 실업자가 늘어난 원인을 단순히 대학 졸업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대졸 이상 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대졸 실업률 자체가 0.2%p 상승했고 취업 무경험 실업자도 7천 명 늘었다는 점은 단순한 인구 증가 논리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느낀 건, 정부 지원 프로그램 대부분이 자격증 교육이나 단기 직업훈련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규직 전환형 인턴이란 인턴 과정을 마친 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는 제도를 말하는데, 이런 연결 고리가 실제로는 매우 드물다는 걸 지원 과정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원서 한 장 쓰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들어가는데, 서류 합격 여부조차 통보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채용 인원 자체가 적다 보니 면접까지 가도 경쟁이 상당히 치열합니다. 청년 개인에게 눈높이를 낮추거나 스펙을 더 쌓으라고 요구하기 전에, 경력이 없어도 배우면서 시작할 수 있는 채용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졸 실업자가 5년 만에 최대라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A.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가 48만 1천 명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초기였던 2021년(52만 1천 명) 이후 같은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 됐습니다. 단순히 절대 숫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졸 실업률 자체도 3.0%로 올라 고용 질이 나빠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Q. 신입 채용인데 경력을 요구하는 게 정말 그렇게 심한가요?
A. 제가 직접 공고를 찾아보면서 느낀 건, 신입이라고 명시된 채용에서도 관련 인턴 경험, 포트폴리오, 자격증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는 점입니다. 수시채용 확대로 기업이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을 선호하게 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첫 일자리를 구해야 경력이 생기는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시작 자체가 막히는 구조입니다.
Q. AI 때문에 청년 취업이 어려워진 건가요?
A. AI 확산이 회계, 법률 등 일부 전문직 분야의 신입 채용을 줄였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 감소의 모든 원인을 기술 변화로 돌리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채용 확대라는 인력 운영 방식의 변화가 더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Q.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생활비 부담도 커지는 이중 압박이 생깁니다. 특히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이력서에 쓸 경력 자체가 없어서 갈수록 지원 범위가 좁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낮은 임금이나 불안정한 일자리부터 시작해야 경력을 만들 수 있다는 현실이 첫 발걸음을 더 무겁게 만듭니다.
결론
대졸 실업자 통계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건 숫자 자체보다, 그 안에 있는 청년들이 경력을 시작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경력직 선호와 수시채용 확대가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모든 기업이 그 방향으로만 움직이면 사회 전체가 새로운 인력을 키워내는 기능을 잃게 됩니다.
지금 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단기 자격증 취득보다 정규직 전환형 인턴이나 채용연계형 프로그램을 먼저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험상 서류 지원 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업무 연결 가능성이 있는 경로를 찾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정책의 몫이지만, 그 구조 안에서 현실적인 루트를 찾는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