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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종합부동산세가 단순히 '비싼 집에 매기는 세금'이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0억 원짜리 집 세 채보다 30억 원짜리 집 한 채의 세금이 더 적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던 게 맞는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 확정을 앞두고 이 구조를 손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세율 하나만 볼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세율구조 — '몇 채냐'가 세금을 결정해온 구조, 알고 계셨나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일정 기준을 넘는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보유세입니다. 여기서 보유세란 부동산을 팔지 않고 그냥 갖고 있는 것만으로 매년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취득세나 양도세와는 다르게, 보유 자체에 계속 과세가 이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종부세의 세율 구조는 주택 수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2주택 이하는 세율이 0.5%에서 2.7% 사이, 3주택 이상은 0.5%에서 최대 5%까지 올라갔습니다. 다주택자에게 더 무겁게 걷으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수치를 들여다보니 이 구조에서 역전 현상이 생겼습니다. 과세표준(과표)이란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금액인데, 종부세는 보유한 집값을 모두 합산해 과표를 구합니다. 그런데 세율은 합산 금액이 아니라 몇 채냐로 나눠 적용하니, 총자산 규모가 같아도 주택 수가 많은 쪽이 훨씬 많은 세금을 내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이 역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보유 주택의 합산 시가가 30억~50억 원 사이였던 납세자 중,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주택자보다 1인당 약 4,200만 원을 더 납부했습니다(출처: 기획재정부). 집값 총액은 비슷한데 단지 채 수가 많다는 이유로 수천만 원 차이가 났습니다. 주변에서도 "같은 값어치의 부동산인데 몇 채로 나눠 갖는다고 세금이 이렇게 달라지는 게 맞냐"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 수치를 보고 나서는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현행 종부세 세율: 2주택 이하 0.5~2.7%, 3주택 이상 0.5~5.0%
- 과세표준은 보유 주택 합산 시가로 산정, 세율은 주택 수 기준으로 분리 적용
- 합산 시가 30억~50억 원 구간에서 3주택자가 1주택자보다 1인당 약 4,200만 원 더 납부
초고가 기준 — 30억? 50억? 이 숫자가 왜 중요한 걸까요?
이번 개편 방향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초고가 기준선이라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기본 공제선 위의 주택을 두 그룹으로 나누겠다는 겁니다. 지금은 1주택자 12억 원, 다주택자 9억 원을 넘으면 그냥 모두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앞으로는 그 위를 다시 '중부담 구간'과 '초고가 구간'으로 쪼개는 방식을 검토 중입니다.
중간 구간, 그러니까 기본 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 사이의 주택은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아주 소폭만 올리는 방향입니다. 반면 초고가 기준선을 넘으면 과세표준 구간을 더 촘촘하게 나누거나 세율 자체를 높이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이 기준선으로는 시가 30억 원에서 50억 원 사이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직접 언급한 수치입니다(출처: 기획재정부).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준선이 30억이냐 50억이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납세자 규모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 흐름을 보면 시가 30억 원 이상 물건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같은 지역 같은 면적이어도 최근 2~3년 사이 시가가 30억 원을 넘어선 단지들이 꽤 있었습니다. 초고가 기준이 낮게 잡히면 의도치 않게 중산층 1주택자까지 끌어들이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 가지 더 짚어볼 점은, 이번 개편이 결국 '똘똘한 한 채'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보다 초고가 단일 주택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다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과세가 무거워지던 구조에서 총자산 가치 중심으로 기준을 재편하겠다는 것인데, 방향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다만 기준선 숫자는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오늘 국무총리 주재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으로 최종 확정됩니다.
실거주 공제 — 집에 살지 못하는 노인도 투기자로 봐야 할까요?
이번 개편에서 제가 가장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고 느낀 부분은 장기보유 세액공제 체계의 개편입니다. 장기보유 세액공제란 1세대 1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거나 만 60세 이상이면 종부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원래는 집은 있지만 소득이 없는 은퇴 고령층을 배려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실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요양시설에 계시거나 자녀 집에 들어가 사는 분들까지 보호하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과표 20억 원을 넘는 1주택자가 크게 늘었고, 이들이 받은 세액공제 규모가 2025년 461억 원으로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182억 원보다 무려 153% 늘어난 수치입니다. 과표 20억 원이면 시가 기준 아파트는 약 65억 원대, 단독주택은 약 84억 원대에 해당합니다. 이 구간 납세자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5,570만 원으로 전년보다 1,681만 원, 23.2%나 줄었습니다. 반면 과표 20억 이하는 평균 159만 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통계만 놓고 보면 정부가 공제 체계를 실거주 중심으로 손보겠다는 논리는 이해됩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 방향이 맞지 않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요양 중이거나 자녀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고령 장기 보유자까지 실거주를 못 한다는 이유로 공제 혜택이 줄어드는 건 제도 설계 취지와 어긋납니다. 이 분들을 투기 보유자와 같은 선상에 두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봅니다.
결국 핵심은 예외 규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입니다. 실거주 기준을 도입하되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장기 보유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그 판단 기준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정부가 세수 확대를 먼저 염두에 두고 기준을 끼워 맞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예외 조항의 설계가 훨씬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종부세 개편되면 1주택자는 세금이 줄어드나요?
A. 시가 기준으로 초고가 구간 아래에 해당하는 1주택자는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만 초고가 기준선이 30억~50억 원 사이에서 어디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범위가 달라지므로, 본인 주택의 시가가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이번 개편으로 세금이 줄어드나요?
A. 주택 수보다 총합산 시가 중심으로 세율을 적용하면, 같은 합산 가액이라면 현재보다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편 방향이 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를 기본 기조로 하고 있어, 총자산 규모가 크다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종 세법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Q. 요양 중인 부모님 명의 집도 실거주 공제가 사라지나요?
A. 정부가 검토 중인 실거주 공제 개편은 아직 세부 규정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요양이나 자녀 동거처럼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장기 보유자에 대한 예외 조항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관건인데, 이 부분에 대한 반발 여론도 상당합니다.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 발표 시 예외 조항 내용을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종부세 개편은 언제 확정되나요?
A. 국무총리 주재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현재 기준선, 공제 방식, 세율 구간 등은 아직 모두 확정된 사항이 아니므로, 개정안 발표 이후 기획재정부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결론
이번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정리하면서 제가 깨달은 건, 세율 숫자 하나만 봐서는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과세표준 계산 방식, 주택 수 기준 세율 적용, 장기보유 세액공제, 초고가 기준선이 모두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방향 자체는 '몇 채냐'에서 '얼마짜리를 보유하고 있느냐'로 전환하는 것이라 논리적으로는 맞다고 봅니다.
다만 실거주 공제 개편과 초고가 기준선 확정 과정에서 예외 규정이 얼마나 섬세하게 설계되느냐가 이번 개편의 진짜 평가 기준이 될 것입니다. 다음 달 초 세법 개정안이 나오면, 세율 변화보다 예외 조항과 구간별 계산 방식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