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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빚투의 민낯 (손실 복구 심리, 레버리지, 자본시장 범죄)

경제읽는탁 2026. 8. 23. 23:52

목차


    저도 한때 SNS에서 "한 달 만에 세 배 수익"이라는 영상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단순한 호기심이었는지 아니면 빠져나가지 못할 문의 입구였는지, 이 이야기들을 보고 나서야 조금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루 9시간 교육을 마치고 저녁마다 배달을 뛰는 31세 취업준비생, 새벽 4시에 출근해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달리는 화물차 기사, 아들 태어날 때부터 5만 원씩 모아온 돈을 통째로 잃은 어머니.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손실을 메우려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는 겁니다.

     

    손실 복구 심리가 더 큰 위험을 부른다

    제가 처음 투자에 관심을 가졌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손해를 보면 멈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과감해지고 싶어진다는 겁니다. 그때는 그냥 제 심리가 이상한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건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하우스머니 이펙트(House Money Effect)'와 깊이 연결된 현상이었습니다. 여기서 하우스머니 이펙트란, 처음 운 좋게 번 돈을 '내 돈'이 아닌 '카지노에서 딴 돈'처럼 별개의 심리 계좌에 분류하면서, 쉽게 잃어도 괜찮다고 여기게 되는 심리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게 수익이 날 때만 작동하는 게 아니라, 손실이 쌓일수록 '이걸 되찾아야 한다'는 강박으로 변질된다는 점입니다.

    화물차 기사 김동석 씨의 사례가 제 머릿속에서 오래 맴돌았습니다. 지인이 "2만 7천 원에 샀더니 두 배가 됐다"는 말 한마디에 천만 원으로 시작한 투자가 어느새 1억 원 규모로 불어났고, 지금은 거래 정지로 원금 대부분을 잃은 상태입니다. 한 달에 빠져나가는 돈만 400만 원이 넘어, 맞벌이를 해도 생계가 흔들리는 지경이 됐습니다. 그가 처음 투자에 뛰어든 건 탐욕 때문이 아니라 화물차 할부금을 조금이라도 빨리 갚고 싶어서였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심리 편향이 작동합니다. 바로 '자기 과신 효과(Overconfidence Bias)'입니다. 이는 초반에 운 좋게 수익이 났을 때, 그 성공이 운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착각하면서 무리한 투자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2019년 전후 코인과 주식 시장이 이례적인 상승장을 기록했던 그 시기에 투자를 시작한 청년들 대부분이 이 초심자의 행운을 실력으로 오인했습니다. 제가 직접 당시 분위기를 기억해봐도, "무조건 오르는 시대"라는 말이 주변에서 거의 상식처럼 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레버리지(Leverage)가 등장합니다. 레버리지란 빌린 돈을 지렛대처럼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이익이 날 때는 수익이 배로 늘지만 손실이 날 때는 그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최대 125배까지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어, 단 2%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도 투자금 전액이 날아가는 '청산'을 당하게 됩니다. 청산이란 레버리지 투자에서 손실이 담보 한도를 초과해 거래가 강제 종료되는 것을 뜻합니다. 저는 이 구조를 처음 제대로 이해했을 때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투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도박과 다를 게 없었으니까요.

    • 하우스머니 이펙트: 초기 수익을 '내 돈'으로 여기지 않아 위험 투자로 이어짐
    • 자기 과신 효과: 운에 의한 수익을 실력으로 착각해 과감한 투자를 반복함
    • 레버리지 투자: 배율이 높을수록 소폭 하락에도 전액 청산 위험이 존재함
    • 손실 복구 심리: 빠른 만회를 위해 더 높은 변동성 시장으로 이동하는 악순환 발생
    요약: 초반 수익은 자기 과신을 키우고, 손실 이후엔 복구 심리가 레버리지 같은 고위험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적 함정이 존재한다.

     

    자본시장 범죄와 구조적 문제, 개인만의 잘못이 아니다

    이번 내용에서 제가 가장 무겁게 받아든 부분은 개인의 심리나 판단 이전에, 시장 자체가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아들 뱃속에 있을 때부터 5만 원씩 모아온 돈을 투자했다가 거래 정지로 모두 잃게 된 김미정 씨. 그 회사 대유는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매출 300억 원 이상을 올려온 비료 전문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대표 김우동은 이미 주가 조작 혐의로 2018년 형이 확정된 전과자였고, 그로부터 1년 4개월 만에 다른 기업을 인수해 또다시 상장사 대표가 됐습니다.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정보였습니다.

    제가 직접 국내 주식 시장에 관심을 갖고 종목을 고를 때도 느꼈습니다만, 회사의 실제 재무 구조와 경영진 이력을 개인이 제대로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증권 범죄 재범률은 2020년 기준 약 30%로, 미국보다 두 배 가까이 높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이건 단순히 개인의 투자 실패가 아니라, 시스템이 범죄자의 반복 범행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처벌 수위도 문제입니다. 불공정 거래를 저지른 10명 중 무려 6명이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현실은, 범죄를 저질러도 잠깐 불편을 감수하면 그만이라는 왜곡된 신호를 시장에 보냅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버나드 매도프(Bernard Madoff)가 다단계 금융 사기로 징역 150년을 선고받고 82세에 교도소에서 사망했습니다. 처벌의 무게가 다르면 범죄 억지력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개인 회생 신청자 중 20~30대 비율은 47.9%, 7월에는 54%로 급등했습니다(출처: 서울회생법원). 채무를 변제하기 어렵다고 법원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절반이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라는 사실은, 이 문제를 개인의 욕심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게 만듭니다. 월급 300만 원 이하로 10년을 모아도 서울에 집 한 채를 살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주식과 코인이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지는 청년들의 심리는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다만 그 심리를 이용하는 콘텐츠와 범죄, 미흡한 감독 체계가 함께 개선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약: 청년 투자 피해는 개인의 잘못만이 아니라, 미흡한 자본시장 감시와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 범죄를 허용하는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작용한 결과다.

     

    자주 묻는 질문

    Q.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하다는 건 알겠는데, 소액으로는 괜찮지 않나요?

    A. 제가 직접 레버리지 구조를 들여다봤을 때, 배율이 낮아도 변동성이 큰 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소액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무의미했습니다. 10배 레버리지만 해도 10% 하락이면 원금 전액이 사라지는 청산이 발생합니다. 소액이어서 안전한 게 아니라, 잃어도 되는 돈만 사용하고 레버리지 비율 자체를 최소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Q. 주변에서 코인으로 크게 벌었다는 사람이 있는데, 저만 못 버는 건가요?

    A.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 통계를 보면 현실이 다릅니다. 한 증권사의 지난해 상반기 상승장 데이터를 보면 20대 주식 수익률은 고작 0.2%, 20대 남성은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성공 사례는 SNS에 올라오지만 손실 사례는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 버는 사람만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깁니다.

     

    Q. 거래 정지된 주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돈을 아예 못 돌려받나요?

    A. 거래 정지는 매매가 중단된 상태로, 상장 폐지로 이어지면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소액 주주들이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직접 지분을 모아 소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긴 법적 분쟁 끝에 소액만 건지거나 전액 손실로 마무리됩니다. 대유 소액 주주 사례처럼, 정상 기업이라도 경영진 리스크 하나로 거래 정지가 될 수 있다는 걸 투자 전에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Q. 빚을 내서 투자하면 절대 안 되나요?

    A. 제 경험상 이건 원칙을 지키는 게 맞습니다. 대출 이자율보다 기대 수익률이 확실히 높다는 근거가 없다면, 빚투는 손실 시 생활비와 대출 상환이 동시에 흔들리는 이중 위험을 만듭니다. 진우 씨처럼 원리금 상환 70만 원, 생활비 80만 원, 월세 10만 원으로 130만 원 수입이 꽉 차는 구조가 되면, 주식 계좌에서 꺼내 카드값을 메우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손실 자체보다 그 손실을 빨리 메우려는 마음이 더 무서운 적이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작은 투자였던 게 레버리지와 손실 복구 심리가 맞물리면서 통제할 수 없는 규모로 커지는 패턴은, 제가 직접 그 감각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더 생생하게 와닿았습니다.

    청년들이 고위험 투자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취업 불안과 자산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다고 빚투나 고배율 레버리지가 정당화될 수는 없고, 성공만 보여주는 SNS 콘텐츠나 반복되는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투자를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감당 가능한 손실 범위를 정하고 빚 없이 시작하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자신의 커리어와 소득 역량을 키우는 것이, 어떤 투자보다 오래가는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걸 저는 점점 더 믿게 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FrJ3wuJ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