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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횡재 (지정학, HBM, AI양극화)

경제읽는탁 2026. 8. 14. 00:51

목차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폐업이 62만 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조선·방산·원전·반도체는 수주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두 현실이 같은 나라 이야기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직접 자료를 파고들고 나서야 이 두 흐름이 사실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잘 풀리는 분야의 진짜 이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정학이 만들어 준 반사이익, 실력인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조선, 원전, 방산이 다시 뜨는 이유를 처음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 덕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조선을 예로 들면,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입항료 수백만 달러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글로벌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 발주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조선소가 가성비는 더 뛰어나지만, 미중 갈등에 엮일 위험을 피하고 싶은 거죠. 그 수혜가 고스란히 한국 조선사로 왔습니다. 원전도 비슷합니다. 원전 수출 1위는 러시아 로사톰, 내수 1위는 중국입니다. 그런데 체코 같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중국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남은 선택지가 한국으로 좁혀졌습니다(출처: IAEA 원자력 현황 보고서).

    포항(철강)과 여수(석유화학)의 사례가 이걸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두 도시 모두 한때 한국 제조업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소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중국이 못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너무 잘했기 때문입니다. 중국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폭발적으로 키우면서 한국의 내수 시장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지금 뜨는 조선·방산·원전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지정학이라는 방파제가 막아주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직접 여러 자료를 비교해 봤는데, 반사이익(windfall profit)이라는 개념이 딱 맞았습니다. 여기서 반사이익이란 내 실력이 아닌 외부 환경 변화로 반사적으로 얻어지는 이익을 말합니다. 운이 나빴다면 중국에 이미 다 따라잡혔을 분야들입니다. 이걸 실력으로 착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선: 미중 갈등으로 중국 선박 발주 감소 → 한국 수주 증가
    • 원전: 러시아·중국 배제 흐름 → 체코 등 유럽 시장 한국 수주
    • 방산: 지정학 리스크 고조 → 안보 수요 급증
    • 철강·석유화학: 중국 경쟁력 압도 → 포항·여수 소멸 위기
    요약: 지금 한국 주력 산업의 호황은 실력보다 지정학적 반사이익에 더 크게 기대고 있으며, 그 방파제가 사라지면 같은 위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HBM의 진짜 경쟁력과 중국의 반격

    반도체 쪽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이라는 단어를 요즘 자주 듣게 됩니다. HBM이란 D램을 여러 장 수직으로 쌓은 뒤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연결한 메모리입니다. 여기서 TSV란 반도체 칩에 수직으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 전기 신호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십 배 빠릅니다.

    AI 학습에 쓰이는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 장치)는 연산 속도가 극도로 빠르지만, 기존 D램이 데이터를 공급하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를 찾아가 HBM 공급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가 AMD와의 협업으로 HBM 개발을 이어가다 AI 붐이 터지면서 대박을 맞은 겁니다. 제가 직접 당시 공시 자료를 찾아봤는데, 삼성전자가 HBM 팀을 한때 해체했다가 부랴부랴 재편하는 과정이 기록에 남아 있었습니다. 운이 섞인 결과라는 게 맞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HBM 경쟁력을 단순히 운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의 장비가 중국에는 수출 금지된 상태입니다. 중국은 DUV(Deep Ultraviolet, 심자외선)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막혀 있습니다(출처: ASML 공식 사이트). 이 장벽 덕분에 한국이 HBM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 단계입니다. HBM이 웨이퍼를 대량 소비하면서 일반 D램(레거시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레거시 반도체란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일상 전자기기에 쓰이는 구형 공정의 범용 메모리를 말합니다. 중국의 CXMT(창신메모리)가 IPO로 대규모 자금을 모아 이 레거시 D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1~2년 안에 중국의 레거시 D램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범용 메모리 수익에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치킨 게임(공격적 생산량 확대로 경쟁자를 탈락시키는 전략)은 이미 한국이 90년대에 한 번 겪은 방식입니다. 그때는 한국이 이겼지만, 이번엔 중국이 국가 보조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요약: HBM에서 한국의 기술 우위는 실재하지만, EUV 장벽 해소와 중국의 레거시 D램 공세가 현실화되면 그 우위는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질 수 있습니다.

     

    AI 양극화 시대, 개인과 기업이 실제로 해야 할 것

    코스피 변동성이 극심한 이유를 분석해 보면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AI 수익성의 불확실성, 둘째는 순환투자(Circular Investment, 기업들이 서로에게 투자·매출을 주고받아 실제 최종 소비자 매출 없이 실적처럼 보이는 구조)의 거품 논란, 셋째는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효과입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장 마감 전 리밸런싱 과정에서 매수·매도가 집중되어 주가 진폭을 키우는 구조입니다.

    저도 처음엔 AI가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ChatGPT, Gemini, Copilot을 몇 달씩 써보니 체감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일주일 써봤을 때와 세 달 써봤을 때의 활용 수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가르쳐줄 수 없는 영역입니다.

    문제는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영화 한 편을 만들려면 수십 명이 몇 달을 매달렸지만, AI를 잘 활용하면 혼자서 며칠 만에 비슷한 결과물을 낼 수 있습니다. 성과물을 나눠 가져야 할 사람이 줄어드니 수익이 한 사람에게 집중됩니다. 이게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압박받는 구조적 이유 중 하나라고 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AI 활용의 핵심은 도구를 아는 것보다 어떻게 훈련시키느냐에 있습니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대화를 쌓아가며 맥락을 정교하게 다듬은 사람과, 그냥 검색창처럼 쓰는 사람의 결과물은 완전히 다릅니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코리안 타임이 사라지고 직장 문화가 바뀐 것처럼, 지금이 바로 그런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바뀌지 않은 기업과 개인이 도태됐듯이, 지금 AI 전환에 올라타지 않는 쪽도 같은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나이나 업종에 관계없이 지금 당장 직접 써보는 것이 유일한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정보를 모으고 강의를 보는 것보다, 실제로 내 업무에 적용하며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감각이 생깁니다.

    요약: AI는 쓰는 사람과 안 쓰는 사람 사이의 생산성 격차를 구조적으로 벌리고 있으며, 직접 경험을 통한 학습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조선·방산이 지금 잘되는 게 진짜 실력 때문인가요, 운 때문인가요?

    A. 둘 다 맞습니다. 장기간의 설비투자와 숙련된 인력이 없었다면 기회가 와도 잡지 못했을 겁니다. 다만 미중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환경이 중국 경쟁자를 시장에서 밀어낸 덕분에 기회가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해서 보는 게 중요합니다. 실력만으로 됐다고 자만하면 다음 기회를 놓칩니다.

     

    Q. HBM은 중국이 언제쯤 따라올 수 있나요?

    A. EUV 장비 수출 규제가 유지되는 동안은 최첨단 HBM의 직접 경쟁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레거시 D램 시장에서는 1~2년 내에 중국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레거시 시장을 치킨 게임으로 공략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범용 메모리 수익이 압박받고, 이 영향이 HBM 투자 여력에도 간접적으로 미칩니다.

     

    Q. 코스피가 왜 이렇게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나요?

    A. 크게 세 가지 이유가 겹쳐 있습니다. AI 관련 기업의 실제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기업 간 순환투자로 실제 소비자 매출과 동떨어진 실적 착시, 그리고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이 장 마감 전 진폭을 증폭시키는 구조입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AI 반도체 관련주는 이 세 요인이 모두 집중되어 있어 변동성이 더 큽니다.

     

    Q. 내수 경제가 이렇게 나쁜 이유가 뭔가요?

    A. 철강, 석유화학처럼 내수를 받쳐오던 산업들이 중국 경쟁에 밀려 약해진 것이 구조적 원인입니다. 자영업도 마찬가지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음에도 기존 방식 그대로 운영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시장 환경이 바뀌었는데 사업 방식이 10~20년 전과 거의 같은 구조로 남아 있는 것이 근본 문제입니다.

     

    Q. AI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A. 강의부터 찾는 것보다 지금 내 업무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 하나를 골라 직접 써보는 것이 빠릅니다. 제 경험상 처음 1주일은 어색하지만, 한 달이 지나면 쓰기 전으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ChatGPT, Gemini, Copilot 중 하나를 골라 오늘 바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지금 한국 경제는 분명히 좋은 기회를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를 파고들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이 기회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40~50년 된 기술, 가성비로 싸운 산업들은 결국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나오면 대체됩니다. 일본이 한국에 밀렸듯이, 한국도 베트남·폴란드·튀르키예에 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재의 호황을 기반으로 다음 단계 기술과 산업으로 올라가는 투자를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 수준에서 AI를 비롯한 새로운 도구를 직접 써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자만하지 않는 것, 그게 지금 한국 경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vz590qGh18